가벼운 생각 노트

HA-062SE : 외로운 행성

킴토끼 2024. 6. 22. 11:11

 

 

외로운 행성이 하나 있었다.

행성은 더이상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이 더이상 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오랫동안 혼자였다.

그곳엔 생명체라고는 존재하지도 않았고, 땅 위에 모래만 흩날릴 뿐이었다.

 

그런 행성에 한 생명체가 어딘가에서 뚝 떨어졌다.

생명체는 아주 긴 여행을 한 것인지, 도착하자마자 크게 소리를 지르고, 땅에 머리를 맞대었다.

아무것도 없는 행성이지만, 생명체는 춤을 추듯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.

 

'내게도 생명체가 생기다니!'

비록 스스로 만들어낸 생명체는 아니었지만, 행성의 삶에 이 사건은 충분히 흥미로웠다.

 

하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까.

빛이 아주 천천히 행성 전체를 훑고 지나간 후

생명체는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있었다.

아주 신중하게 무언가를 생각하는듯 했다.

그러더니 벌떡 일어나 다시 행성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.

처음과는 다르게 아주 급해보이는 모습으로.

 

행성은 계속해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.

'무엇을 찾고 있는 걸까?'

 

행성은 자신의 하나뿐인 생명체를 위해 귀한 광석들을 내주었다.

하지만 생명체는 그것들을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.

 

행성은 또 고민을 하다 바람을 불어주었고,

생명체는 잠깐 눈을 감고 바람을 느끼는 것 같았지만,

이내 조금 슬퍼하는 것처럼 보였다.

 

생명체는 기운이 없어보였다.

제자리에 주저앉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.

 

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것에 슬퍼진 행성은 눈물을 흘렸고,

쏟아지는 비바람에 놀란 생명체는 다시 일어나 춤을 추었다.